국가조찬기도회 2022년 행사 모습과 참석자들

출처 : SONOW

이봉관 회장의 간곡한 요청으로 성사된 참석

파면된 전 대통령 윤석열과 김건희의 2022년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김건희 명품 수수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당시 윤석열 부부의 참석을 간곡히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봉관 회장은 당시 행사에서 "우리 김건희 여사님께서도 대통령 못지않게 바쁘신데 이렇게 같이 오셨다. 제가 반드시 같이 안 오시면 안 된다고 제가 강력하게 주장을 했다"고 발언했다. 김건희는 이에 화답하듯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

이 회장은 김건희 특검에 제출한 자수서에서 "지난해 김 여사가 삼청동 안가(안전가옥)로 불러 응했다"며 "두 차례 정도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이는 명품 장신구를 돌려받은 이후 '마음의 위로를 얻고 싶다'는 김건희의 요청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조찬기도회는 1966년 '대통령조찬기도회'로 시작된 정재계 인사들의 모임으로, 역대 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봉관 회장은 독실한 개신교인으로 이 단체의 회장직을 통해 정치권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것으로 보인다.

임원진들의 각종 논란과 전과 이력

국가조찬기도회 임원진들의 과거 이력을 살펴보면 각종 사건과 논란이 줄을 이었다. 이는 단순한 종교 모임을 넘어 권력과 자본이 결합된 로비 집단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박성철 명예회장 겸 신원그룹 회장은 300억원대 사기 파산·회생 혐의로 징역형을 살고 나온 전과가 있다. 부회장인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논란이 된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던 인물이다.

안창호 이사는 국가인권위원장 재직 시 전관예우 논란과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또한 윤석열 탄핵 심판 과정에서 수사 방어권 안건을 상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은 편법 승계 의혹과 함께 부당 내부거래(일감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유병진 명지대 총장은 대학 재정파산 책임으로 학교법인 이사직 승인이 취소되기도 했다.

권모세 아일랜드CC 회장의 아들은 불법 촬영 혐의로 실형을 받았으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권력과 종교가 결합된 로비 집단

국가조찬기도회는 표면적으로는 국가를 위한 기도 모임이지만, 실상은 정재계 인사들의 네트워킹과 로비 활동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역대 정권과의 밀착 관계는 이 모임의 정치적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두환 쿠데타 성공 후에는 개신교 지도자들이 '나라를 위한 조찬기도회'를 열어주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해 논란이 됐다. 박근혜 정권에서는 소강석 목사가 여성 신체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경영 전 KBS·뉴스타파 기자는 "저런 모임 자체가 예수님을 모략하고 탄압한 2천년 전 바리새인들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보이려 하고, 드러내려 하고, 떼로 몰려다니는 위선적 모습"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한 "난 저런 모임들이 부패 또는 합법적 부조리의 온상이라고 본다"며 종교의 탈을 쓴 권력 카르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종교와 권력 유착의 구조적 문제

이번 김건희 명품 수수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국가조찬기도회의 실상은 한국 사회의 종교와 권력 유착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종교적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로비 활동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봉관 회장이 김건희를 안가로 초청할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조찬기도회라는 조직을 통한 정재계 네트워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개인적 친분을 넘어선 구조적 권력 관계를 시사한다.

임원진들의 각종 전과와 논란 이력은 이 모임이 추구하는 가치와 실제 구성원들의 행태 간 괴리를 보여준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기독교적 이상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종교와 권력의 유착 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종교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