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의원이 출간한 '쉼표에서 깨달은 것들' 책표지

출처 : SONOW

신고재산 4억원대인데 투자금은 10억원, 2배 넘는 자금 출처 의혹

보좌관 명의의 계좌로 주식을 거래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1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의원이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 4억원대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주식 투자에 사용한 자금 출처와 투자 규모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이 이 의원이 차명 거래를 통해 사들인 주식의 투자 규모를 10억원가량으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의 두 배가 넘는 10억원 규모의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돈의 출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3년 출판기념회 1천여명 참석, 2021년 모친상 경조사비" 해명

이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출판기념회와 경조사비를 통해 투자 자금을 마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 의원은 지난 2023년 '쉼표에서 깨달은 것들'이라는 제목의 책을 낸 뒤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익산의 한 대학교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당시 행사에는 1천여명이 참석한 바 있다.

국회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던 지난 2021년 9월에는 모친상을 치르기도 했다. 이 의원 측은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받은 축의금과 조의금 등이 투자 자금의 주요 출처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판기념회와 경조사를 통해 1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조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과기정통부 AI 미공개 정보와 주식거래 내역 대조 수사

경찰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 관련 미공개 정책 자료와 국정기획위원회 보고 자료 등을 확보하고 이 의원의 주식 거래 내역을 대조하고 있다. 이는 이 의원이 국회 사무총장 재직 당시와 이후 과기정통부 관련 정책 정보를 미리 입수해 주식 투자에 활용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AI 관련 정책은 최근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 경찰은 이 의원이 이러한 미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종목에 투자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수익을 얻었는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거래 수법과 보좌관 차씨 역할 수사 확대

이번 수사에서 핵심은 이춘석 의원이 보좌관 차 모씨의 명의를 이용해 어떤 방식으로 차명거래를 진행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법이다. 경찰은 차씨의 계좌 개설 경위부터 실제 거래 지시 방법, 수익금 처리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또한 차씨가 단순히 명의만 빌려준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거래에 참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이 국회 사무총장 재직 당시의 직무와 관련된 정보 접근 권한, 그리고 퇴임 후에도 지속된 정보 네트워크 등이 주식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수사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경찰은 이 의원의 통화 내역과 메시지 기록 등도 분석해 구체적인 정보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재산 신고 제도의 한계 노출, 제도 개선 논의 예상

이번 사건은 현행 정치인 재산 신고 제도의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된 재산과 실제 투자 규모 간의 큰 차이는 현재의 재산 신고 시스템이 정치인들의 실제 재정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축의금이나 조의금 같은 경조사비의 경우 신고 의무가 없어 사실상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산 신고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조사비나 출판 수익 등 다양한 수입원에 대한 신고 의무화, 그리고 신고된 재산과 실제 투자 규모 간의 괴리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이 주요 개선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인 재산 공개의 투명성 강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