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케이호텔 재개발 부지와 관련 업체들의 연관관계 도표

출처 : SONOW

2017년: 더케이호텔 재개발 논의 시작, 4조원 규모로 출발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더케이호텔 서울은 2017년 4조원 규모의 재건축 논의에 들어갔다. 한국교직원공제회 100% 출자 법인 더케이호텔리조트 산하에 있는 이 호텔은 대지면적 9만8820.8㎡ 규모로, 단순한 호텔 재건축에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현재와 같은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교직원공제회는 서울시와 초기 협의를 통해 호텔 부지의 활용 방안을 모색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개발 옵션들이 검토됐다. 7년 후 벌어질 논란의 시발점이 된 이 시기, 재개발 사업의 구체적인 윤곽은 아직 명확하지 않았다.

2021년: 이지스자산운용 사업영역 확장, 데이터센터 진출로 역량 강화

2021년 9월, 훗날 더케이호텔 재개발 사업의 위탁운용사가 될 이지스자산운용이 중요한 사업 전환점을 맞았다. 부동산 전문 운용사였던 이지스는 경기 하남시에 약 1700억원을 투자해 대형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2023년 11월까지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한 이 프로젝트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직접 데이터센터를 신축하는 첫 사례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데이터센터 신축을 타진했으며, 하남뿐만 아니라 수도권 일대 지역을 다방면으로 검토했다. 국내 대형 IT서비스 기업이 데이터센터 내부 설비, 운영 등을 맡는 방향으로 논의하면서 지역을 우선 정했다. 자체 센터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임대와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사업 등으로 수익 모델을 다각화했다.

데이터센터 임대업은 이미 해외에서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가 각각 200개가 넘는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며 연평균 20% 성장을 기록하는 주목받는 분야였다. 이지스의 이러한 사업 확장은 향후 대형 프로젝트 수주 역량을 키우는 발판이 됐다.

2024년 상반기: 재개발 규모 7조원으로 확대, 본격적인 사업자 선정 시작

2024년 들어 더케이호텔 재개발 사업은 7조~8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2017년 4조원에서 7년 만에 75% 이상 늘어난 것이다. 호텔 부지가 오피스, 호텔, 연구개발(R&D) 시설 등을 포함한 업무·상업 복합단지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한국교직원공제회 역사상 최대 사업이 됐다.

이 과정에서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가 시작됐고, 총 5개 컨소시엄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각 컨소시엄은 운용사와 설계 건축사무소가 함께 구성되는 구조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해안 종합건축사사무소와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희림 종합건축사사무소는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참여했다.

2024년 9월: 이지스자산운용 위탁운용사 선정, 설계사 공모방식 변경 논란

2024년 9월 25일 더케이호텔 재개발 사업 위탁운용사로 이지스자산운용이 선정됐다. 5개 운용사가 참여했다가 2개 회사가 탈락하고 3개 회사 중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쳐 이지스가 최종 선택됐다. 이후 300억원 규모의 설계사 선정 절차가 본격 시작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희림을 포함해 5개의 설계사를 지명하며 지정공모 방식으로 설계사 선정을 진행했다. 9월 20일 위탁운용사는 공모에 참여의사를 묻는 제안요청서를 발송했고, 5일 후인 9월 25일 이들 5개 설계사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까지 마쳤다.

그런데 현장설명회 후 희림을 포함한 2개 설계사가 공모를 포기했다. 이후 교직원공제회는 설계사 선정 방식을 지정공모에서 일반공모로 변경했다. 이 결정으로 앞서 컨소시엄에서 탈락했던 희림이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2024년 10월 11일: 국정감사에서 7년간 연결고리 집중 추궁

2024년 10월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을호·박성준 의원이 희림에 대한 특혜 의혹을 본격 제기했다. 정을호 의원은 "정갑윤 이사장 취임 이후 공모 효율성을 이유로 희림을 포함한 5개사 지정공모 방식으로 바꿨다가, 희림이 포기하자 다시 방식을 바꿨다"며 "300억원 규모의 설계사 선정방식이 변경된 것을 교육부에도 보고했냐"고 따졌다.

정 의원은 희림의 최근 행보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윤석열 대선캠프 측근으로 알려진 건진법사 관련 재단에 1억원을 출연했고, 회사 대표는 대통령 해외순방의 단골이고,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17억원의 법무부 공사를 따냈고, 올 6월에는 가덕도 신공항 760억 상당 설계권을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의원은 "희림은 용산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를 담당했고,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국제설계공모에도 당선된 회사"라며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코바나컨텐츠 후원업체이면서 모든 공사의 혜택을 받고 있는 건축사무소"라고 지적했다.

정갑윤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은 "이는 교직원공제회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고, 이지스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며 "우리 회사 운영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설계사 선정 방식이 명확한 이유 없이 수시로 변경된 경위"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