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온라인 금융투자사기 급증, 플랫폼 역할 중요성 부각
금융감독원이 2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카카오, 구글, 네이버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들과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김미영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이 주재한 이번 간담회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금융투자사기에 대한 대응 현황을 공유하고, 플랫폼의 자율규제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감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불법리딩방으로 인한 총 피해액은 7104억원에 달한다. 이는 보이스피싱 피해액 8545억원의 83% 수준으로, 온라인 금융투자사기가 전통적인 보이스피싱에 버금가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투자사기의 교묘함과 은밀함이다.
"각 플랫폼의 자율규제 성과와 모범사례 공유를 통해 자율규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이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김미영 처장이 강조한 것처럼,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화하는 사기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금감원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구축한 자율규제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사용 계정 차단과 불법금융광고 감소 등에서 상당한 성과가 확인됐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고, 이러한 노력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랫폼별 자율규제 현황과 성과
주요 온라인 플랫폼들은 2024년부터 본격적인 자율규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핵심 내용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양방향 소통 채널 및 불법리딩방 운영 금지, 금융서비스 광고 시 인증 규제 등이다.
이러한 자율규제 조치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응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AI 기반 의심 계정 탐지, 금융 관련 키워드 필터링 등 기술적 해결책과 함께 사용자 신고 체계 강화, 금융 교육 콘텐츠 제공 등 포괄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의 경우 대화방 내 금융투자 관련 불법 활동을 탐지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했으며, 네이버는 블로그와 카페를 통한 불법 금융광고를 차단하는 알고리즘을 강화했다. 구글은 유튜브와 검색 서비스에서 금융투자사기 관련 콘텐츠를 사전 차단하는 정책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종 금융투자사기 수법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어 더욱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AI 기술을 악용한 가짜 전문가 영상, 딥페이크를 활용한 유명인 사칭 등 새로운 유형의 사기가 등장하고 있어 대응 방안의 지속적 업데이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범정부 대응체계와 협력 강화 방안
금감원은 범정부 태스크포스(TF)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 금융투자사기에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일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복합적 문제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는 첫째, 자율규제가 신종 금융투자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여 제도를 내실화하겠다고 했다. 이는 규제 당국과 민간 플랫폼 간의 정보 공유와 협력 체계를 더욱 체계화하겠다는 의미다.
둘째, 이러한 자율규제 시스템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도록 온라인 플랫폼 간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플랫폼에서 개발된 우수한 사기 탐지 기술이나 모범사례가 중소 플랫폼에도 전파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중장기적으로는 법제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의 자율규제 체계를 기반으로 하되, 더욱 강력하고 일관된 대응을 위해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책임감 있는 대응 요구
김미영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업계 스스로가 자사 플랫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자율규제의 한계를 넘어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플랫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들이 금융투자사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탐지·신고하는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후 대응보다는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둔 접근으로, 피해 발생 자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각 플랫폼의 성과와 모범사례를 공유하여 자율규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플랫폼 간 경쟁을 넘어 공동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정기적인 간담회와 협의체 운영을 통해 플랫폼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급변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사기 유형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보 공유와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보호와 플랫폼 생태계의 균형
이번 간담회는 소비자 보호와 플랫폼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의 균형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과도한 규제는 플랫폼의 혁신과 발전을 저해할 수 있지만, 부족한 규제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자율규제를 통한 연성 규제(soft regulation) 접근을 선호하면서도, 필요시에는 법제화를 통한 강성 규제(hard regulation)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우선시하되,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더 강력한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AI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플랫폼들의 사기 탐지 능력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동시에 사기꾼들도 더욱 정교한 수법을 개발하고 있어 기술적 군비경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랫폼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플랫폼의 경우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투자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 협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에서 시작된 자율규제 모델이 다른 국가로도 확산되어 글로벌 차원의 대응 체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향후 전망과 과제
온라인 금융투자사기 근절을 위한 노력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유형의 사기가 계속 등장할 것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도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메타버스, NFT, 가상화폐 등 새로운 디지털 자산과 플랫폼의 등장으로 금융투자사기의 영역도 확장되고 있어, 기존의 대응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 교육과 인식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적 차단 시스템이 있더라도 소비자가 스스로 사기를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피해를 완전히 예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정례적인 협의체 운영과 성과 점검을 통해 자율규제 시스템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금융투자사기라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과 민간 플랫폼, 그리고 소비자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