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검찰청 전경과 특검 사무실 모습

출처 : SONOW

특검 파견으로 '여의도 저승사자' 기능 마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지시했지만, 실제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3대 특검(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해병 특검)에 검사들이 대거 파견되면서 금융범죄 수사 인력이 부족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 서울남부지검은 인지 수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라며 "일 좀 한다는 얘기를 듣거나, 일할 사람들이 다 특검에 불려가서 수사가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전했다.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불리며 대형 금융범죄 수사의 핵심 역할을 해온 서울남부지검의 기능 마비는 정부의 금융범죄 엄벌 정책과 상반된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서울남부지검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15명의 검사를 특검에 파견했다. 이는 서울남부지검 내 3개 부서 규모에 해당하는 인력으로, 금융범죄 수사 부서의 핵심 인력이 대거 빠진 셈이다. 자금 흐름 추적과 복잡한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이 특검에서 우선적으로 요청받았기 때문이다.

3대 특검, 금융범죄 전문 검사 100여명 차출

3대 특검이 동시 가동되면서 전국 검찰청에서 총 100여 명의 검사가 파견됐다. 내란 특검에 50여 명, 김건희 특검에 40명, 채해병 특검에 10여 명이 각각 배치된 상황이다. 이 중 상당수가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들로, 특히 복잡한 자금 흐름 추적이 가능한 인력들이 우선 선발됐다.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민중기 특별검사는 아예 서울남부지검을 직접 방문해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의혹을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해왔고, 해당 사건과 연관된 자금 흐름 분석 전문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에서 자금 흐름을 쫓을 줄 알거나 굵직한 뇌물 및 주가조작 사건 경험이 있는 검사들을 우선하다 보니 반부패나 금융범죄 수사 검사들이 대거 파견 요청을 받았다"며 "형사 부서도 인력난이 심각하지만 인지 수사 부서는 아예 수사가 멈춰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검의 파견 규모는 서울중앙지검(20여 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는 해당 지검이 보유한 금융범죄 수사 전문성과 경험을 방증하는 동시에, 현재 수사 공백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금융당국 대응단 출범에도 수사력 공백 우려

정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금융범죄 척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와 함께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시켰다. 세 기관의 권한을 통합해 자본시장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합동대응단은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이르는 과징금 부과, 신상공개 등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통해 주가조작범을 시장에서 즉각 퇴출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조치로 평가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행정처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질적인 처벌을 위해서는 결국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증거를 수집해 고발 조치를 취해도, 검찰이 수사를 통해 유죄를 입증해야만 실효성 있는 처벌이 가능하다.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 출신 변호사는 "지금 서울남부지검뿐 아니라 일선 검찰청 모두가 검사 부족을 이유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어렵게 증거를 모아 빠르게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금융범죄 특성상 수사 인력이 일정 규모 이상 무조건 필요한데, 특검에 대거 파견 가 있다 보니 사건 처리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개혁과 맞물린 수사 위축, 당분간 지속될 듯

인사 이동까지 겹치면서 금융범죄 수사 정상화는 더욱 요원해 보인다. 이번 주 중 고검 검사급 승진 및 보직 인사가 예정되어 있지만, 평검사 인사까지 완료되더라도 한동안 제한적 수사만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개혁 논의와 맞물려 직접 수사를 축소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수사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개혁과 맞물려 '직접 수사를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어, 금융당국에서 넘기는 사건에 한해 수사하려 한다"고 전했다.

특검 파견 인력이 100명을 넘어서면서 전국 모든 검찰청이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지 수사 부서 검사 정원부터 축소될 가능성이 높고, 자연스럽게 서울남부지검의 금융범죄 수사 인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정부의 강력한 금융범죄 척결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사를 담당할 검찰의 역량 부족으로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금융범죄 척결 정책과 현실 간의 괴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