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서버와 AI 연구 시설을 보여주는 데이터센터 이미지

출처 : SONOW

GPU 1천장 규모 대규모 지원사업 본격 추진

정부가 국내 인공지능(AI)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GPU 1천장 규모의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지원하는 사업에 본격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18일 '2025년 추경 고성능컴퓨팅 지원사업' 공급사로 삼성SDS, KT클라우드, 엘리스클라우드 3개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지원 방식의 혁신적 변화다. 기존에는 사용자당 H100 GPU 2장 수준의 소규모 지원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에는 과제 단위로 수백 장 규모의 GPU를 묶어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는 글로벌 수준의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구체적인 공급 계획을 살펴보면 삼성SDS가 H100 GPU 200장을, 엘리스클라우드가 H100 GPU 400장을, KT클라우드가 최신 H200 GPU 400장을 각각 담당한다. 총 1천장의 고성능 GPU가 국내 AI 연구진에게 제공되는 셈이다.

지원 대상은 민간 중소·중견·스타트업 기업과 대학, 병원, 연구기관 등으로 폭넓게 설정됐다.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GPU 1~4장을 선택하는 1트랙GPU 8장 이상을 서버 단위로 지원받는 2트랙 중 선택할 수 있어 연구 규모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

글로벌 AI 경쟁 격화 속 연산 인프라 부족 해결 나서

이번 정책 추진 배경에는 글로벌 AI 경쟁 격화 속에서 드러난 국내 연산 인프라의 심각한 부족 문제가 있다. 현재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은 이미 수만 장 규모의 GPU 클러스터를 구축해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는 민간과 공공 연구조직 모두 GPU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ChatGPT와 같은 대화형 AI부터 멀티모달 AI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산 자원이 필수적이지만, 개별 연구기관이 이를 독자적으로 확보하기에는 비용과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NIPA는 공모안내서를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연산 인프라 확보가 필수지만 국내는 자원 부족으로 연구·개발에 제약이 있었다"
"민간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해 연구자들에게 안정적인 GPU 자원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AI 연구진들이 발표한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보면, 알고리즘과 모델 아키텍처 측면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대규모 학습을 위한 컴퓨팅 자원 부족으로 인해 상용화나 실용화 단계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지원사업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엄격한 선정 기준과 체계적 관리 시스템 구축

공급사 선정 과정도 상당히 엄격하게 진행됐다. 사업계획서 평가, 현장 실사 및 기술 시연, GPU 단가 가격 협상 등 다단계 절차를 거쳐 최종 선정이 이뤄졌다. 평가는 기술평가 80%와 가격평가 20%를 합산해 총점 70점 이상을 받은 기업만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평가 항목으로는 GPU 보유 현황, 자원 제공 능력, 보안성 등이 포함됐으며, 특히 대규모 AI 연구에 필요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능력과 데이터 보안 체계가 중점적으로 검토됐다. 이는 단순히 GPU 수량만이 아니라 연구진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통합적인 연구 환경 제공 능력을 종합 평가했다는 의미다.

선정된 공급사들의 관리 의무도 매우 구체적으로 설정됐다. 다음 달부터 GPU 제공을 시작하며, 장애 대응, 기술 지원, 사용 현황 모니터링, 교육 지원 등 종합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협약 종료 후에도 최소 15일간의 백업 기간을 제공해 연구 연속성을 보장하도록 했다.

사용자 측면에서도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도입된다. 연구진들은 협약 체결 후 자원 사용계획과 연구성과를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정부는 지원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향후 정책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AI 인재 양성과 연구 활성화 기대 효과

이번 사업은 단순한 하드웨어 지원을 넘어 AI 생태계 전반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엘리스클라우드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추진하는 'AI 챔피언' 대회 참가 연구팀 100곳에 GPU 400장을 공급해 인재 발굴과 연구 지원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의 하향식 연구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경쟁을 통한 창의적 연구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AI 챔피언 대회를 통해 발굴된 우수 연구팀들이 충분한 컴퓨팅 자원을 바탕으로 혁신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이 국내 AI 연구의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소규모 개별 연구 위주였다면, 이제는 대규모 협업 연구와 초거대 모델 개발이 본격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또한 민간 클라우드 기업들과의 협력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민간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예산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향후 정부 IT 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례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