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온라인 쇼핑몰, 미국 관세에 대응해 '수입 수수료' 신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중국의 대형 온라인 유통 플랫폼 테무가 지난 주말부터 약 145%의 '수입 수수료'(import charges)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미국 방송 CNBC는 28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며 "이에 따라 18.47달러짜리 여름 원피스 구입 비용은 수입 수수료 26.21달러가 추가돼 44.68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12.44달러짜리 아동용 수영복은 수입 수수료 18.68달러가 붙어 31.12달러가 되고, 16.93달러짜리 휴대용 진공청소기는 21.68달러의 수입 수수료를 고려하면 40.11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테무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품목에는 수입 수수료(import charges)가 부과될 수 있다"며 "수입 수수료는 구매자를 대신해 (미국) 세관 당국에 지불하는 '수입 수수료'(import fee)를 포함한 모든 세관 관련 절차와 비용이 포함된다"고 안내했다.
테무는 "표시된 금액은 실제 세관 당국에 지불하는 금액과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테무가 단순히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넘어, 이번 기회에 자체적인 추가 수수료까지 부과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항목이 실제 관세이고 어떤 항목이 플랫폼의 수수료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쉬인도 최대 377% 가격 인상... 미국 소비자 부담 급증
테무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쇼핑 플랫폼으로 꼽히는 쉬인 역시 지난 주말 가격을 대폭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쉬인은 미국 앱스토어 쇼핑 부문 2위로 미국인이 즐겨 찾는 쇼핑몰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을 전후해 의류에서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상품 대부분의 가격을 크게 인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미용 및 건강용품 상위 10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이 전날 대비 51% 인상됐고 일부 품목은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특히 키친타월 10개짜리 세트 가격은 1.28달러에서 6.10달러로 377% 폭등했다. 하지만 테무처럼 '수입 수수료'를 부과한 방식은 아닌 것 같다고 CNBC는 보도했다. 쉬인은 공식 홈페이지에 "결제 금액에는 관세가 포함된다"며 "배송 시 추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배너를 추가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신호다." - 블룸버그 통신
이는 쉬인이 테무와는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무가 기존 가격에 '수입 수수료'라는 항목을 별도로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쉬인은 처음부터 관세를 포함한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두 플랫폼 모두 결과적으로는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보여지는 방식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소액 면세 제도 폐지가 원인... 미국 무역정책 부메랑 효과
테무와 쉬인의 가격 인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800달러 미만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를 다음 달 2일부터 폐지하고 12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나왔다. 이달 초 소액 면세 제도 폐지가 공언되자 테무와 쉬인은 미국 고객들에게 "오는 25일부터 가격을 조정할 예정으로 현 가격에 구매를 권장한다"고 고지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145% 부과가 부메랑처럼 미국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미국 내 제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 주장해왔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특히 저소득층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테무와 쉬인과 같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해왔는데,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그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