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통신사의 해킹 사고 후속 대응책.
SK텔레콤(SKT)이 최근 발생한 유심 정보 해킹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로 오는 28일부터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심카드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번 조치는 지난 19일 확인된 사이버 침해 사고로 유심 관련 일부 정보가 유출된 데 따른 수습책으로, eSIM을 포함한 모든 유형의 유심카드가 교체 대상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25일 서울 을지로 SKT 사옥에서 열린 고객 정보 보호조치 강화 설명회에서 "불편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고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추가 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유 CEO는 특히 "모든 SKT 이용자를 대상으로 원할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며 고객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SK텔레콤의 이번 서비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티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시작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미 사고 발생 직후인 19일부터 27일까지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이용자들에게도 납부 비용을 환급해주는 소급 적용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S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들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적용돼 사실상 전체 SKT 네트워크 사용자가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유심 정보 유출의 위험성과 대응 강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유심 정보가 가진 특수한 성격에 있다. 유심 정보는 이른바 '복제폰'을 만드는 데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민감한 데이터로, 이용자의 휴대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과 조합되면 기기변경, 신규개통 등 통신 서비스 불법 접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직후부터 보안 조치를 대폭 강화했다.
현재 SK텔레콤은 불법 유심 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기준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용 중이다. 이는 평소보다 훨씬 엄격한 보안 체계로, 의심스러운 인증 시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회사는 지속적인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적인 보안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보안 전문가는 "유심카드 교체는 복제폰 시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특히 금융앱이나 중요한 개인정보를 주로 활용하는 사용자들은 반드시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지난 22일부터 제공하고 있는 유심보호서비스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타인이 가입자의 유심 정보를 이용해 개통을 시도할 경우 이를 차단하는 서비스로, 22일부터 3일 동안 206만명이 신규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킹 사고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안감과 보안 강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향후 계획과 서비스 고도화.
SK텔레콤은 현재의 조치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보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다음달 중에는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현재는 로밍 서비스와 유심보호서비스에 중복 가입할 수 없어 해외에서는 보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서비스 향상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해외여행객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외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로밍 중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고도화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끊김 없는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영상 CEO는 설명회를 마무리하며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기본에 충실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사고 수습을 넘어 기업의 기본 가치인 고객 정보 보호와 신뢰 관계 구축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SK텔레콤의 대응이 향후 통신사들의 정보보안 강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심 정보와 같은 핵심 통신 데이터에 대한 보안 체계를 재점검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업계 전반의 보안 의식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