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 관세 충격파: 한국 대미 수출 17% 급감, 경제성장률 하향 압박 가중

SONOW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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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충격, 3주 만에 대미 철강 수출 16.6% 급감.

미국의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이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한국무역협회의 '국가별 품목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153개 철강 제품의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3억 4134만 달러, 물량은 8만 2886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수출액 기준 16.6%, 물량 기준 10.3%가 감소한 수치다.

철강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제품 역시 타격을 입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알루미늄 제품 145개(4개 품목은 철강과 중복)의 수출 물량은 9만 684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는 미국이 지난달 12일부터 시행한 25% 관세 부과 조치 이후 불과 3주 만에 나타난 현상으로, 수입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 즉각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수출 감소가 관세 부과 초기 단계에서 이미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는 미국 바이어들이 관세 부담을 이유로 기존 계약을 취소하거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가 직접적으로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세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대미 수출 물량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세계 무역 위축 전망과 한국 경제 하방 리스크 확대.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는 한국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이에 더해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까지 시행될 경우 세계 교역 전체가 위축되면서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은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16일(현지 시간) 올해 세계 상품 무역이 지난해보다 0.2%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3.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에서 크게 하향 조정된 수치로,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글로벌 교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WTO의 이번 전망대로라면 세계 상품 교역은 2023년 이후 2년 만에 역성장하게 된다. 이러한 글로벌 교역 환경 악화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철강과 알루미늄이 이미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관세 부과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경제 전반에 더 큰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무역 환경 악화와 수출 감소 전망은 이미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성장률은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수출 감소, 내수 부진, 그리고 여기에 미국의 관세 부과까지 더해져 경제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금까지 상호관세, 대(對)중국 관세, 품목별 관세, 10% 기본관세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보면 2월 성장 전망 시나리오(연간 1.5% 성장)는 너무 낙관적"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의 경제 전망 수정과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정책 방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은의 '올해 1분기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 보고서는 "이와 같은 경기 부진에 최근 미국의 강도 높은 관세 조치까지 가세한 점을 감안할 때 2월 전망 당시에 비해 국내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상당 폭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2월에 발표한 연간 1.5% 성장 전망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러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상호관세, 대(對)중국 관세, 품목별 관세, 10% 기본관세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보면 2월 성장 전망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적"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현재의 관세 환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 전망 악화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다음 달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가고 있다"며 현재 경제 상황의 어려움을 표현했는데, 이는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시장에서는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업계의 대응 전략과 정부 지원 방안 모색.

미국의 관세 부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국내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는 다양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또 다른 기업들은 생산 비용 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관세 부담을 상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주요 철강 기업들은 수출 품목 구성을 조정하여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국내 철강·알루미늄 업계에 매우 중요한 수출 시장이었기 때문에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관세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들은 미국 내 현지 생산 시설 확대나 합작 투자 등을 통해 관세 장벽을 우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이는 장기적인 전략으로 단기적인 수출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도 철강·알루미늄 업계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 예외 품목을 확대하거나 쿼터 증량을 요청하는 한편, 수출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무역보험공사를 통한 수출 보험 지원 확대와 신규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향후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과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SONOW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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