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대통령 집무실 약속, 충청권 경선서 세 후보 모두 강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충청권에서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이재명·김경수·김동연 세 후보가 모두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내며 충청 지역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청권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어 각 후보들은 이 지역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세종시 관련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임기 안에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모두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더 나아가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와 관련해 "완전한 수도 이전 문제는 헌법 개정 문제도 걸려있고 국민적 공감의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현재 대통령 당선 직후 어느 곳을 집무실로 사용할지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과 청와대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 후보는 "좀 더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는 세종시 공약을 강조하면서도 현실적인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된 이후에도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본원이 서울에 남아있어 행정 비효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충청 지역 주민들은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열망이 크기 때문에, 세종시 대통령 집무실 설치 공약은 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김동연, 당선 즉시 세종 근무 약속... 각자 차별화된 정책도 제시.
김경수, 김동연 후보 역시 세종시로 집무실을 이전해야 한다는 데 이재명 후보와 같은 입장을 보였으나, 두 후보는 특히 당선된 직후 곧바로 세종에서 업무를 보겠다는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김경수 후보는 "세종 대통령 집무실은 다음 정부 출범 직후부터 함께 운영해야 된다"고 강조했으며, 김동연 후보는 "만약에 당선이 되면 바로 다음 날 세종에서 집무하겠다"고 단언했다.
이처럼 세 후보 모두 세종시 집무실 이전 공약으로 충청 표심 잡기에 나선 모양새이나, 각자 다른 정책 의제로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대전의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K-방산 수출을 강조하며 '선택적 모병제'를 주장했다. 이는 충청권의 방위산업 클러스터와 연계한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김동연 후보 측은 남녀를 포함한 전면적 모병제와 대학등록금 후불제 등 청년 공약 3종 세트를 발표했다. 이는 청년층 지지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특히 대학생이 많은 충청권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공약으로 해석된다. 대학등록금 후불제는 졸업 후 일정 소득이 생길 때까지 등록금 납부를 미루는 제도로, 청년 세대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다.
김동연 후보는 "만약에 당선이 되면 바로 다음 날 세종에서 집무하겠다"며 세종시 대통령 집무실 운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에너지·안보 정책으로 차별화... 충청 경선 결과 주목.
김경수 후보는 다른 두 후보와 차별화된 정책으로 탄소중립과 원전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원전을 줄여야 한다고 기본 입장을 밝히면서도, 원전 축소의 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현실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을 제시했다. 이는 대전의 원자력 연구 시설과 충남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충청권의 에너지 산업 특성을 고려한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세 후보의 정책 제안은 모두 충청권의 지역적 특성과 산업 구조를 고려한 것으로, 단순히 세종시 대통령 집무실 설치라는 상징적인 공약을 넘어 지역 발전 전략과 국가 비전을 연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국방과학, 에너지 정책, 청년 일자리 등 충청권의 주요 관심사를 각자의 정책적 색채에 맞게 풀어내고 있다.
충청권 경선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충청 지역은 특정 정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보다는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는 경향이 있어, 세 후보의 세종시 관련 공약 및 기타 정책들이 얼마나 충청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한편, 충청권 경선을 지나 전국 순회경선이 마무리되면 더불어민주당은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세종시 대통령 집무실 설치 공약이 단순한 지역 표심 공략용 공약으로 끝날지, 아니면 실제 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정책이 될지는 경선 결과와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