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 H20 대중국 수출금지로 코스피 1.2% 급락...반도체·자동차·2차전지주 타격

SONOW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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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칩 수출제한 발표로 엔비디아 주가 폭락, 글로벌 증시 충격.

16일 코스피 지수가 미국의 엔비디아 H20 칩 대중국 수출 금지 결정으로 인한 충격에 1.2% 급락하며 2440선으로 밀려났다. 지난밤(현지시간 15일) 미국 정부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중국향 H20 칩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충격파가 퍼져나갔다. 이 여파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대 폭락했고, 이는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첨단 반도체 기술의 대중국 이전을 막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특히 AI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성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H20 칩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특수 AI 반도체로, 미국의 수출 규제를 피해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나, 미국 정부는 이마저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이자 엔비디아에게 중요한 시장으로, 이번 결정은 엔비디아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는 미중 무역갈등의 심화를 의미하며, 글로벌 기술 산업 전반에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16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의 3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지표 발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Fed·연방준비제도)의 발언에 대한 경계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강조할 경우,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불안감도 한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외인·기관 매도 속 코스피 2447.43 마감, 주요 대형주 하락.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9.98포인트(1.21%) 하락한 2447.43으로 마감했다. 지수 하락을 이끈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으로, 외국인은 4579억원, 기관은 15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381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1.2원)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들은 현물시장뿐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가속화했다.

거래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6조6662억원으로, 3거래일 연속 6조원대에 머물렀다. 거래량은 6억103만주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의 정책 결정과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목별로는 상한가를 기록한 3종목을 포함해 302종목이 올랐고, 하한가를 기록한 1종목을 포함해 577종목이 내렸다. 56종목은 전일과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제약바이오, 철강, 조선, 건설주 등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주의 타격이 컸는데,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36% 하락한 5만4700원, SK하이닉스는 3.65% 하락한 1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비즈니스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미국의 엔비디아 H20 칩 대중국 수출 금지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이다. 이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중장기적인 전략 재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 증권업계 관계자

자동차주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가 2.83%, 기아가 1.28% 각각 하락했고, 부품사인 현대모비스(-0.83%), 현대위아(-2.48%) 등도 동반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공급망이 미중 갈등에 연루될 가능성과 함께,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우려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2차전지·철강 등 주요 업종 하락...일부 방산·통신·금융주는 상승.

2차전지 관련주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0.58%), LG화학(-2.22%), 삼성SDI(-3.07%), 포스코퓨처엠(-3.41%) 등 주요 2차전지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중국과의 기술 경쟁 강화 가능성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2차전지 산업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미중 갈등 심화가 해당 산업의 글로벌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철강주들은 1분기 실적 부진 가능성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POSCO홀딩스(-1.55%), 현대제철(-2.35%), 세아제강(-4.21%)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인해 철강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선주 중에서는 한화오션(-2.64%), HD현대미포(-1.05%) 등이 하락했고, 항공주에서는 대한항공이 2.66% 내리며 전반적인 하락세에 동참했다.

반면, 일부 업종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방산주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0%), 한국항공우주(2.31%) 등이 상승했으며, 특히 LIG넥스원은 AI 사업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7.06%나 치솟았다. 통신주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1분기 호실적 전망에 힘입어 3.99% 급등했다.

식품주들도 방어적 성격이 부각되며 강세를 보였다. 농심(4.86%), 동원산업(5.76%), 대상(3.93%) 등이 급등했고, 대한제당은 상한가를 기록하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화장품주에서는 아모레퍼시픽(1.46%), 코스맥스(1.87%), LG생활건강(0.97%) 등이 상승했다. 금융지주사들도 양호한 1분기 실적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는데, 하나금융지주(0.70%), 신한지주(1.49%), KB금융(2.56%) 등이 올랐다.

코스닥 시장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2.81포인트(1.80%) 하락한 699.11로 마감하며, 7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가 IT 관련 중소형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단기적으로는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으므로, 기업별 경쟁력과 시장 포지셔닝에 따른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ONOW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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