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 한국 산업 의존도 50%...장기화시 첨단산업 타격 우려

SONOW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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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국 희토류 의존도와 수출 통제 조치의 배경.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대응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국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중국산 희토류 수입 의존도는 47.5%에 달한다. 2019년 71.6%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했으나 여전히 절반 가까이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약 60~70%, 정제 능력의 약 90%를 차지하는 희토류 공급의 최대 강자다.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미국이 중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일종의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번 수출 통제는 미중 무역 전쟁이 전략 자원까지 확대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이번에 수출 통제를 발표한 품목은 희토류 17종 중 디스프로슘, 이트륨, 사마륨, 루테튬, 스칸듐, 테르븀, 가돌리늄 등 7종이다. 이들 품목을 수출하려면 중국 상무부로부터 법정시한 45일인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는 사실상 수출을 지연시키거나 제한할 수 있는 강력한 통제 장치로 작용할 전망이다.

희토류의 산업적 중요성과 활용 분야.

희토류는 현대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번 수출 통제 대상인 중희토류는 특히 전기차·풍력발전 모터, 스마트폰·가전의 자석, 디스플레이의 색 구현, 반도체·배터리의 성능 향상 등 첨단 산업의 핵심 부품에 활용된다. 의료 분야에서도 MRI 장비나 암 치료 기기 등에 사용되어 정밀 의료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전기차 모터와 풍력 발전기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의 핵심 성분으로, 이들 물질이 없으면 자석의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크기가 커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트륨과 가돌리늄은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선명한 색상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며, 스칸듐은 항공우주 산업에 사용되는 경량 합금의 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중희토류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제품이 크고 무거워지거나, 성능이 떨어지고, 의료 진단·치료의 정밀도도 낮아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원자재 수급 문제를 넘어 한국 첨단 산업의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희토류를 비롯한 중국 전략광물에 대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으나 중장기적 영향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국내 산업 경쟁력을 위해 수급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광물 비축 물량 확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전자업계 관계자

한국 산업의 단기 영향과 대응 전략.

다행히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기업들이 미리 대비해 재고를 비축해온 덕분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희토류 비축량을 기존 6개월분에서 18개월분으로 늘렸고, 대다수 기업들도 3~6개월 수준의 재고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제한 우려를 미리 대비해왔기에 단기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수급 문제로 원자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 업체 공급망'에 속한 국내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의 여파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희토류를 수입하기 어려워질 경우, 대체 공급원을 찾거나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호주, 미국, 베트남 등 대체 공급원 확보와 희토류 재활용 기술 개발, 그리고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는 대체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거나 대체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전 대비한 산업계와 정부의 과제.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산업계와 정부는 보다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희토류를 비롯한 중국 전략광물에 대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으나 중장기적 영향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국내 산업 경쟁력을 위해 수급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광물 비축 물량 확보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희토류 채굴 및 정제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희토류 분리·정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도 '핵심광물 확보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핵심 광물 자주개발률을 50%까지 높이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또한 도시광산 개발을 통한 희토류 재활용도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제품, 폐배터리 등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적인 자원 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는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 자체를 낮추기 위한 대체 소재 및 기술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SONOW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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