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AI 시장의 '빅 5' 서비스, 사용자 수와 특화 영역으로 주도권 경쟁.
한국 인공지능 서비스 시장에서 '빅 5'로 불리는 주요 플랫폼이 뚜렷한 서비스 차별화와 한국어 최적화 전략을 기반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2025 국내 AI 서비스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 에이닷, 뤼튼, 제타, 퍼플렉시티가 국내 AI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높은 사용자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픈AI의 챗GPT가 월간 활성 사용자(MAU) 약 1,150만 명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네이버의 '에이닷'이 820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국내 스타트업 스캐터랩의 AI 작문 도구 '뤼튼'이 580만 명, 4위는 카카오의 '제타'가 520만 명, 5위는 앤트로픽의 '퍼플렉시티'가 310만 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서비스가 단순한 사용자 수 경쟁을 넘어 각자의 특화 영역에서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TTA 인공지능산업부 김영호 책임연구원은 "국내 AI 서비스 시장은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경쟁 구도가 확립되어 있으며, 단순한 기능 경쟁을 넘어 특화 영역과 한국어 최적화 수준이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기업들이 한국어 이해도와 문화적 맥락 파악에서 강점을 보이며 글로벌 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별 차별화 전략과 사용자 선호도 분석.
빅 5 서비스들은 각자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선 챗GPT는 가장 광범위한 지식과 다양한 작업 수행 능력으로 범용 AI 도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GPT-4.5 모델은 한국어 처리 능력이 크게 향상되어 번역의 자연스러움과 문화적 맥락 이해도가 이전보다 30%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코드 작성과 디버깅 도구로서의 활용도가 가장 높게 평가받고 있다.
네이버의 에이닷은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와의 연계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네이버 지식백과, 쇼핑, 지도, 뉴스 등 다양한 서비스와 통합되어 한국 사용자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변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자 설문조사에서는 "한국 문화와 시사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서비스로 선정되었으며, 최근에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스캐터랩의 뤼튼은 창작 지원 도구로서의 특화된 기능으로 사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소설, 시나리오, 마케팅 콘텐츠 등 다양한 유형의 글쓰기를 지원하는 템플릿과 한국어 문체 분석 기능이 강점으로 꼽힌다. 뤼튼은 전문 작가부터 마케팅 담당자, 학생까지 다양한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여성 사용자 비율이 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카카오의 제타는 메신저 서비스와의 연동성을 기반으로 일상 대화형 AI 비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으며, 앤트로픽의 퍼플렉시티는 사실 확인 정확도와 학술적 참고 자료 제공 능력으로 연구자와 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의 AI 서비스 시장은 글로벌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한국만의 독특한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기업들이 한국어 처리와 문화적 맥락 이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거물 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언어 모델의 성능이 단순한 기술력만이 아닌 지역 특화된 데이터와 사용자 경험 최적화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AI 시장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서울대학교 인공지능 연구소 박지원 교수
국내 AI 서비스 시장의 특징과 향후 전망.
국내 AI 서비스 시장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첫째, 글로벌 서비스와 국내 서비스 간의, 그리고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건전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일 기업의 독점이 아닌 다양한 선택지가 사용자들에게 제공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둘째, 한국어 최적화와 한국 문화 이해도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 시장을 위한 특화 기능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가트너 한국지사의 AI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I 서비스 사용자의 82%가 "한국어 이해도와 문화적 맥락 파악 능력"을 서비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오픈AI와 앤트로픽은 한국어 데이터셋 확장과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바탕으로 한국어 처리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향후 AI 서비스 시장 전망에 대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2026년까지 국내 AI 서비스 시장 규모가 연간 1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기업용 AI 솔루션과 교육, 헬스케어 등 특화 영역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경쟁 구도에서는 현재의 빅 5 체제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각 서비스의 특화 영역이 더욱 명확해지면서 사용자들이 목적에 따라 여러 AI 서비스를 병행 사용하는 '멀티 AI' 트렌드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져, 한국형 AI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