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개국 식단 분석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이 조기 사망 위험 직접 증가시켜.
라면, 과자, 햄, 탄산음료 등 현대인의 일상적인 식단에 포함된 초가공식품이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멕시코, 호주,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 8개국 국민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모든 원인에 의한 조기 사망 위험'이 3%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의 에두아르도 닐슨 박사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 예방 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각국의 식품 소비 패턴과 건강 통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초가공식품과 조기 사망 간의 명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초가공식품이란 감미료, 방부제, 색소 등의 식품 첨가물이 다량 포함되어 있으며, 원재료가 큰 폭으로 가공 또는 변형된 음식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라면과 같은 즉석식품, 과자, 햄 등의 가공육,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냉동식품과 포장된 제과류 등 현대인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다양한 식품들이 포함된다. 영양학 전문가 A 교수는 "초가공식품은 편리함과 맛으로 현대인의 식탁을 장악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 대가가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과 사망률, 미국·영국이 최대 50% 이상 차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가별로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과 이로 인한 조기 사망률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의 섭취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콜롬비아로, 전체 칼로리 섭취량 중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15%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초가공식품 섭취로 인한 조기 사망 비율도 4% 선에 그쳤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이 각각 54%, 53%로 전체 식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로 인한 조기 사망 비율도 14% 안팎으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미국에서는 2017~2018년 기간 동안 초가공식품 섭취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1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었다. 이는 교통사고나 일부 주요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웃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식품영양학 전문가 B 박사는 "서구화된 식습관을 가진 국가일수록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이 높고, 이는 직접적으로 조기 사망률 증가로 이어진다"며 "한국도 서구식 식습관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초가공식품 섭취가 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각국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닐슨 박사는 "각국 정부는 초가공식품 소비를 자제하고 최소한으로만 가공된 식재료에 기반한 전통 식단을 장려하는 정책이 시급히 내놔야 한다"라고 말했다.
초가공식품, 조기 사망 외에도 32가지 이상 건강 문제와 연관...전통 식단으로 돌아가야.
연구팀은 초가공식품이 조기 사망뿐만 아니라 심장 질환, 비만, 당뇨병, 특정 암, 우울증 등 32가지 이상의 건강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과도한 당분, 나트륨, 불포화지방과 각종 화학첨가물은 인체 대사와 면역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내과 전문의 C 교수는 "초가공식품의 문제는 단순히 칼로리가 높다는 것이 아니라,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하면서 해로운 성분은 과다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장기간 섭취 시 만성 염증과 대사 이상을 유발해 여러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다수 현대인이 바쁜 일상 속에서 편리함을 이유로 초가공식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닐슨 박사는 "각국 정부는 초가공식품 소비를 자제하고 최소한으로만 가공된 식재료에 기반한 전통 식단을 장려하는 정책이 시급히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가능한 한 신선한 재료로 직접 조리한 음식을 먹고,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식품 선택이 단순한 기호 문제가 아닌 건강과 수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결정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