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K-드라마 흥행 요소 분석해 성공 가능성 예측.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대학교 인공지능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AI 기술을 활용해 K-드라마의 인기 요소를 분석하고 향후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의 특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방영된 350편의 드라마와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 시청자들의 선호도 패턴을 파악했다.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 AI연구소의 김태현 교수는 "AI가 스토리 구조, 캐릭터 발전, 시각적 스타일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 특정 드라마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75%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AI 시스템이 국가별로 K-드라마 선호도의 차이를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로맨틱 코미디를, 미국과 유럽 시청자들은 스릴러와 역사물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 분석부터 캐스팅까지... 제작 전 과정에 AI 활용 가능성.
이 연구는 K-드라마 제작의 여러 단계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선 시나리오 개발 단계에서 AI는 스토리라인과 캐릭터 설정을 분석해 대중적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요소를 식별할 수 있다. 또한 캐스팅 과정에서도 특정 배우의 조합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CJ ENM의 콘텐츠 전략 책임자 박지윤 씨는 "이미 일부 프로젝트에서 AI 분석 도구를 시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완전히 AI에 의존하기보다 창작자의 직관과 AI 분석을 균형 있게 결합하는 접근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넷플릭스와 디즈니+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을 겨냥한 콘텐츠 제작에서 A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AI가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들이 더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보아야 합니다. K-드라마의 성공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문화적 특수성에서 비롯되는데, AI는 이러한 창의적 요소가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수용될지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연구소 이민호 소장
K-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와 전망.
AI를 활용한 K-드라마 제작 방식이 확산될 경우,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드라마 수출액은 연간 약 2조 원에 달하며, AI를 통한 맞춤형 콘텐츠 제작이 활성화되면 2030년까지 3배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수출입은행은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접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드라마 작가 협회의 한 관계자는 "너무 데이터에 의존한 제작 방식은 창작의 다양성과 실험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AI는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를 제공하는 도구일 뿐, 최종 창작 결정은 인간의 몫"이라며 "기술과 예술의 조화로운 접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말까지 드라마 제작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K-드라마 AI 인사이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