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전체가 넷플릭스 속 PPL" - 한국 콘텐츠의 해외 영향력.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는 한국 콘텐츠가 단순한 문화 수출을 넘어 한국 산업 전반에 걸친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21일 서울 종로구 필원 회의실에서 개최된 '넷플릭스 인사이트' 행사에서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과 그 확장성에 대한 주목할 만한 분석이 제시됐다.
이성민 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넷플릭스를 통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은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 세계인이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콘텐츠 제작·유통 구조가 지속돼야 한다"며 한국 콘텐츠 제작의 국제적 경쟁력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부문 VP는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모든 한국 작품에 대한민국 간접광고(PPL)가 들어간다"고 표현했다. 그는 "콘텐츠에 나오는 한국어, 풍광, 대사, 감성, 음식, 음악 등 모든 요소를 수출한다"고 설명하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문화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해외로 전파되는 메커니즘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 자체의 수출을 넘어 한국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음식, 패션, 화장품 등은 해외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소비 욕구를 자극하며 관련 산업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터로 확인된 K콘텐츠의 실질적 영향력과 문화 호감도 상승.
넷플릭스가 설문조사기관 2CV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 결과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수치로 뒷받침한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사람 10명 중 7명(70%)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이는 한국 콘텐츠를 시청하지 않은 이들의 방한 의향보다 약 2배 높은 수치로, 콘텐츠가 관광 산업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력을 보여준다.
콘텐츠 시청이 한국 관련 제품과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경향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 콘텐츠 시청자의 62%가 한국 스킨케어 제품 구매에 관심을 보였으며, 한식에 대한 매력도는 61%, 한국 음악(K-pop)에 대한 매력도는 52%로 조사됐다. 이러한 수치는 K-콘텐츠가 한류의 전반적인 확산과 한국 제품의 글로벌 진출에 기여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관심이 단순한 호기심 수준을 넘어 실제 소비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드라마에 등장한 한국 음식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거나, 드라마 속 패션 아이템이 해외에서 완판되는 현상 등은 콘텐츠가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 창출로 연결됨을 보여준다. 이는 문화 콘텐츠를 통한 소프트파워의 확장이 경제적 하드파워로 전환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모든 한국 작품에 대한민국 간접광고(PPL)가 들어간다. 콘텐츠에 나오는 한국어, 풍광, 대사, 감성, 음식, 음악 등 모든 요소를 수출한다."
K콘텐츠 제작 생태계의 변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 확대에 따라 제작 생태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막대한 제작비용을 내세워 한국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콘텐츠 제작단가가 상승하면서 중소 제작사들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성민 교수는 "제네시스가 나온 뒤 한국 자동차 가격이 비싸져 전체 산업이 위기를 맞는다고 하지는 않는다"며 자동차 산업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지금 시장은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를 산업 발전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평가했다. 또한 "넷플릭스와 함께 일하며 유능한 제작능력을 익힌 인재들이 한국 시장에 다시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콘텐츠 제작 역량이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제작 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제작 인력의 역량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투자로 제작된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킹덤' 등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한국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결국 넷플릭스를 통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은 단순한 콘텐츠 수출을 넘어 한국 문화 전반의 해외 영향력 확대와 관련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과 한국 콘텐츠 제작사 간의 상생 협력이 이어진다면, K-콘텐츠의 국제적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