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 조기 징후와 미세한 변화, 20년 전부터 시작되는 뇌 변화.
알츠하이머 질환은 단순한 노화의 결과가 아닌 뇌의 퇴행성 변화로,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최대 20년 전부터 뇌 속 변화가 시작된다. 한국 알츠하이머협회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약 10%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으며, 85세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30-40%까지 증가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2050년까지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현재의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알츠하이머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는 증상이 미묘하여 단순한 노화나 스트레스로 오인되기 쉽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초기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그러나 조기 발견과 개입이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조기에 주목해야 할 주요 징후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단기 기억력 저하: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중요한 약속이나 일정을 자주 잊는 경향이 있다. 반면, 오래된 기억은 상대적으로 잘 유지된다.
2. 일상적 업무 수행의 어려움: 평소에 자주 하던 일이나 익숙한 경로를 따라 운전하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작업에서도 혼란이 생긴다.
3. 언어 사용의 변화: 단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대화 중 생각이 끊기고, 간단한 단어도 적절한 이름이나 용어로 대체하지 못한다.
4. 시간과 장소에 대한 혼란: 현재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그곳에 왔는지, 또는 날짜나 계절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5. 판단력 저하: 재정 관리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전에는 적절히 처리했던 복잡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알츠하이머 최신 치료법, FDA 승인 약물부터 실험적 접근법까지.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에 있어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지만, 아직 완전한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의 치료 접근법은 질병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렉스룩심맙(Leqembi, 일반명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서 질병 진행을 유의미하게 늦출 수 있는 첫 번째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사용 가능한 주요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1.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 도네페질(아리셉트), 리바스티그민(엑셀론), 갈란타민(레미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약물들은 아세틸콜린이라는 뇌 신경전달물질의 분해를 억제하여 인지 기능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킨다. 주로 경도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에 사용된다.
2. NMDA 수용체 길항제: 메만틴(나멘다)은 글루타메이트 수용체에 작용하여 뇌세포 손상을 줄인다. 중등도에서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때로는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함께 사용된다.
3. 아밀로이드 단백질 표적 치료제: 레카네맙, 아두카누맙(아듀헬름)과 같은 새로운 약물은 알츠하이머의 특징인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약물들은 조기 진단된 환자에게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레카네맙과 같은 약물의 FDA 승인은 알츠하이머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은 질병의 근본 원인에 접근하여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부작용과 비용 문제가 있습니다. 조기 진단과 개입이 약물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핵심 요소입니다. -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병훈 교수
비약물적 접근법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알츠하이머 진행 늦추기.
약물 치료와 함께, 다양한 비약물적 접근법이 알츠하이머 증상 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인지 기능 감소 속도를 늦추고, 기분과 행동 증상을 개선하며, 환자의 독립성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1. 인지 자극 활동: 퍼즐, 보드 게임, 독서, 음악 활동 등은 뇌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하여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회상 치료(reminiscence therapy)는 오래된 기억을 활용하여 정체성 감각과 자존감을 강화한다.
2. 신체 활동: 규칙적인 운동은 뇌 혈류를 개선하고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 생성을 촉진하여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주 3회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3. 식이요법: 지중해식 식단이나 MIND 식단(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은 알츠하이머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식단은 과일, 채소, 통곡물, 생선, 올리브 오일, 견과류가 풍부하고 가공식품과 포화지방이 적다.
4. 사회적 참여: 사회적 고립은 인지 감퇴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가족 모임, 지역사회 활동, 취미 그룹 등에 참여하는 것은 인지 건강과 정서적 안녕에 도움이 된다.
5. 수면 개선: 양질의 수면은 뇌의 베타-아밀로이드 제거에 중요하다.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고, 수면 장애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권장된다.
가족 돌봄자를 위한 실용적 전략과 자기 관리의 중요성.
알츠하이머 환자를 돌보는 것은 가족에게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돌봄 부담은 신체적, 정서적, 재정적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돌봄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 치매가족협회에 따르면, 치매 환자 돌봄자의 약 40%가 우울 증상을 경험하고, 60%가 중등도 이상의 돌봄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가족 돌봄자를 위한 실용적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안전한 환경 조성: 넘어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집안 환경을 정리하고, 화재나 낙상 위험을 방지하는 안전 장치를 설치한다. 예를 들어, 미끄럼 방지 매트, 난간, 자동 소화 기능이 있는 조리 기구 등이 도움될 수 있다.
2. 일상 루틴 확립: 예측 가능한 일정은 환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돌봄자의 계획에도 도움이 된다. 식사, 투약, 활동, 수면 시간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의사소통 기술 향상: 환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간단하고 명확한 언어를 사용하고, 천천히 말하며, 눈 맞춤을 유지한다. 또한 비언어적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고, 환자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자원 활용: 치매안심센터,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 2025년부터 확대된 치매국가책임제는 의료비 지원, 간병비 부담 완화, 장기요양 서비스 확대 등을 제공한다.
5. 돌봄자 자기 관리: 돌봄자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돌봄을 위해 필수적이다. 정기적인 휴식, 지원 그룹 참여, 스트레스 관리 기법 활용, 필요시 전문적 상담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기웅 교수는 "효과적인 알츠하이머 관리는 환자뿐만 아니라 돌봄자의 건강도 고려해야 한다"며 "가족 돌봄자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지역사회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지원 서비스에 대한 정보는 중앙치매센터(1899-9988)나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