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파괴로 승부하는 유통 업계, 온오프라인 경계선 허물기 전략

SONOW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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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무신사, 반응은 폭발적.

내수 침체 속에서 유통업계가 생존을 위한 '영역 파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핵심 생존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들의 생존 전략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온라인에서 쌓은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한 결과, 지난해 1~10월까지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으며, 지난달 오프라인 매장 방문자 수는 무려 28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 매장을 찾은 태국 관광객 샤보윗 뎃양건 씨는 "페이스북 광고에서 브랜드를 봤다"며 "가격, 품질, 스타일 모두 괜찮다고 생각해 매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먼저 브랜드를 인지한 후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늘고 있다. 이는 온라인 기업들이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무신사의 성공은 온라인에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구성과 위치 선정에 활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방문객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프라인 강자들의 온라인 강화, 앱 이용자 역대 최다 기록.

반면, 오프라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CJ올리브영과 다이소는 온라인 영역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오프라인 매장의 접근성을 강점으로 삼아, 이를 온라인 서비스와 연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 픽업' 서비스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면 가까운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는 픽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문선명 CJ올리브영 관계자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의 앱 사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리브영과 다이소의 앱 이용자 수는 분기마다 꾸준히 증가하여 지난달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접근성과 온라인의 편의성을 결합한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올리브영은 자사 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제품 추천, 매장별 재고 확인, 빠른 픽업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다이소 역시 온라인몰을 통해 매장에서 찾기 어려운 대형 제품이나 계절 상품 등을 판매하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색다른 도전, 저가 화장품 시장 진출로 새 활로 모색.

영역 확장 전략은 대형마트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트에서 직접 기획하고 판매하는 저가 화장품을 출시함으로써, 기존 화장품 브랜드와는 다른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처럼 마케팅 비용과 유통 비용을 대폭 줄여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최근 LG생활건강과 협력해 5천 원 미만의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하며 저가 화장품 시장에 진입했다. 이는 화장품 시장의 양극화 현상 속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기초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다가가고 있다.

"매일 써야 하는 제품인데 가격이 너무 고가이면 쓸 때 부담스럽기도 하고 아무래도 이런 제품이 나오면 편하게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 황성혜 서울시 용산구 거주

이러한 대형마트의 화장품 시장 진출은 기존 화장품 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은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력과 접근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유통 채널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발생하는 경쟁 구도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생존을 위한 영역 확장, 소비자 경험 혁신으로 이어질 전망.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의 영역 확장 전략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기존의 사업 영역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경계 허물기'는 단순한 생존 전략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의 영역 확장 사례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순수 온라인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점을 늘리고, 오프라인 기업들은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온라인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추세다.

유통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며, 소비자들은 채널에 관계없이 일관된 쇼핑 경험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침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유통업계의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은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영역의 경계를 허무는 유통업계의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와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SONOW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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