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재택근무 축소하며 사무실 복귀 강화
글로벌 테크 기업 구글이 재택근무 정책을 대폭 축소하며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강제하기 시작했다. 이에 불응하는 직원들에게는 해고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CNBC가 최근 입수한 구글 내부 문서에 따르면, 과거 재택근무 승인을 받았던 일부 직원들에게도 주 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자발적인 퇴직이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구글 대변인은 "대면 협업은 우리가 혁신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일부 팀이 사무실 근처에 거주하는 원격 근무자들에게 주 3일 대면 근무 복귀를 요청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정책 변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연해졌던 근무 형태를 다시 사무실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구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회사 방침에 따라 사무실에서 50마일(80㎞) 이내에 거주하는 직원들은 이번 달까지 하이브리드 방식(주 3일 출근, 주 2일 재택)으로 전환해야 한다. 만약 이 지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직위가 해제될 수 있다는 강경한 경고까지 포함되어 있다. 반면, 사무실에서 50마일 이상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며 재택근무 승인을 이미 받은 직원은 기존 조건을 유지할 수 있지만, 회사 내 다른 직무로 이동할 경우에는 하이브리드 출근제가 적용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AI 투자 확대 속 비용 절감 전략의 일환
구글을 포함한 거대 기술기업들은 최근 인공지능(AI)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다른 영역에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특히 AI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과 부서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이달까지 20여 개 팀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사무실 복귀 정책 강화도 기업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구글의 직원 수는 약 18만3000명으로, 2년 전의 약 19만 명에서 상당한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구글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직 재편의 결과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AI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부문에서의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소한 매주 평일에는 사무실에 있는 것을 추천한다. 주 60시간 근무는 생산성의 최적점이다." -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앞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2월 직원들에게 강도 높은 근무 방식을 권장하기도 했다. 그는 "최소한 매주 평일에는 사무실에 있는 것을 추천한다"며 "주 60시간 근무는 생산성의 최적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영진의 메시지는 구글이 복잡한 문제 해결과 혁신을 위해 대면 협업을 중요시하는 기업 문화를 복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빅테크 기업들의 재택근무 정책 변화 추세
구글의 이번 결정은 최근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재택근무 축소 움직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많은 기술 기업들이 원격 근무를 확대했으나, 이제는 점차 사무실 복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수준으로 사무실 복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팬데믹 이후 경제 상황의 변화와 기업 문화에 대한 재평가가 있다. 많은 기업들이 업무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 문화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원들의 대면 협업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복잡한 프로젝트와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중요한 테크 기업들은 직접적인 상호작용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변화는 직원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많은 직원들이 원격 근무 기간 동안 일과 삶의 균형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며, 강제적인 사무실 복귀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의 기업 문화 재편
구글을 비롯한 기업들의 하이브리드 근무 정책 강화는 팬데믹 이후 기업 문화 재편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완전한 원격 근무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로의 전환은 디지털 협업과 대면 상호작용의 장점을 결합하려는 시도이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도전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출근 일수를 강제하는 것을 넘어, 사무실 공간의 재설계와 디지털 협업 도구의 효과적인 활용, 그리고 성과 평가 방식의 변화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 실질적인 협업과 네트워킹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업들은 직원들의 다양한 필요와 선호도를 고려한 유연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구글의 경우 일괄적인 하이브리드 모델 적용보다는 팀과 역할에 따라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나, 과도한 강제성은 직원 만족도와 충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기업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리고 그 결과로 어떤 새로운 기업 문화가 형성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