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주 만의 반전,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세로 전환된 배경과 현황.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한 대통령실 세종 이전 공약이 확산되면서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KB부동산의 최신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 통계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4월 14일 기준으로 0.03%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1월 20일 이후 약 70주 만에 나타난 상승 전환으로, 그동안 지속되던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전국적인 부동산 시장 흐름과 비교해볼 때 더욱 주목할 만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0.0%로 3주 연속 보합을 유지했고, 인천을 제외한 5개 광역시는 오히려 -0.06%를 기록했다. 세종시 아파트값만 유독 강세를 보이는 현상은 정치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1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오던 세종시 아파트값이 정치권의 '세종 대통령실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상승세로 전환된 것은 부동산 시장과 정치적 요인 간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이번 상승세는 소형 평형 중심으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정 지역과 평형대에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치권의 행정수도 완성 공약이 구체화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실제 대선 결과와 당선자의 공약 이행 여부에 따라 향후 시장 방향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대통령실 이전 공약 확산, 여야 막론한 행정수도 완성론 대두.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확산되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공약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균형발전의 심장 충청을 행정·과학 수도로 만들겠다"며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기관 이전을 넘어 국가 운영의 중심축을 서울에서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후보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다른 대선 후보들도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김경수·김동연 후보 역시 대통령실 이전을 포함한 행정수도 완성론을 자신들의 핵심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여권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지난해 국회와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행정수도 완성이 더 이상 특정 정파의 의제가 아닌,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은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됐던 행정수도 건설 계획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좌절된 이후, 세종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타협적 형태로 개발되어온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20년 가까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행정수도 완성론이 재점화되면서, 세종시의 정치·행정적 위상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균형발전의 심장 충청을 행정·과학 수도로 만들겠다.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겠다.
실제 거래가격 분석, 소형 평형 중심 3000만원 이상 급등 현상과 시장 전망.
세종시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통계상 수치를 넘어 실제 거래가격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고운동 '가락마을6단지(중흥S클래스프라디움)' 전용면적 59㎡는 4월 15일 3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인 3월 8일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 3억49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100만 원이나 상승한 금액이다.
다정동 '가온마을8단지(더하이스트)' 전용 59㎡ 역시 유사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아파트는 4월 14일 4억5500만 원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올해 1월 실거래가 4억1500만 원과 비교하면 4000만 원이 오른 수준이다. 이처럼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한 달 새 3000만 원 이상의 가격 상승이 관찰되는 것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이미 활기를 띠기 시작했음을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등 현상이 특히 소형 평형에 집중되는 이유에 대해 "실수요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소형 평형이 정치적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투자 목적의 매수자들도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진입이 가능한 소형 평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전망이 우세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세종시는 주변 대전과 충남의 입주물량과 미분양이 여전히 부담되는 수준이고, 아파트 시장 분위기도 조정 구간에 있어서 2020~2021년처럼 폭등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실 이전이라는 정치적 호재가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동산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요소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