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시장 판도 변화 예고하는 '컬리-네이버' 전략적 제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컬리와 네이버가 18일 전략적 업무 제휴를 공식 발표하면서 쿠팡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이번 제휴는 컬리의 프리미엄 상품 큐레이션 역량과 네이버의 폭넓은 고객층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양사의 전략적 결정으로, 연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 서비스를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제휴의 핵심은 컬리가 직접 발굴하고 개발한 다수의 단독 상품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선보이는 것이다. 현재 컬리몰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프리미엄 식품과 상품들이 네이버라는 대형 플랫폼을 통해 더 넓은 소비자층에게 공개된다. 또한 양사는 공동의 다양한 고객 서비스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의 독주 속에 여러 플랫폼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나온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제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선식품과 프리미엄 상품 분야에서 쿠팡의 '로켓프레시'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2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식품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쿠팡이 25%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와 컬리의 제휴가 이러한 시장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상호보완적 협력으로 '윈윈' 전략 추구.
이번 제휴는 양사에게 모두 '윈윈(Win-Win)'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컬리는 그동안 20~30대 중심의 고객층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네이버 역시 최근 커머스 부문 강화에 적극 나서면서 차별화된 콘텐츠와 전략적 파트너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의 협력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컬리의 경우, 기존에 컬리몰 단일 채널에 국한되었던 판매망이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으로 확장되면서 고객 접점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의 다양한 연령층과 지역의 사용자들에게 컬리의 상품을 소개함으로써, 기존 수도권과 젊은 세대에 집중되었던 고객층을 전국 단위로, 그리고 다양한 연령대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전자상거래 전문가들은 컬리가 이번 제휴를 통해 연간 매출을 최대 30%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컬리가 보유한 프리미엄 상품군과 차별화된 식품 카테고리를 통해 이커머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중심으로 커머스 사업을 재편하며 쿠팡과의 경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컬리와 같은 특화된 파트너와의 제휴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고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1,5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제휴를 통해 추가적인 가입자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컬리와 네이버는 다른 플랫폼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각 사만의 명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최적의 협업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이번 양사의 업무 제휴를 기점으로 더 많은 고객들이 좋은 상품과 우수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김슬아 컬리 대표
프리미엄 큐레이션과 기술 플랫폼의 시너지 기대.
이번 제휴의 핵심 경쟁력은 컬리의 독보적인 상품 큐레이션 역량과 네이버의 기술 플랫폼이 결합된다는 점이다. 컬리는 설립 이래 철저한 품질 관리와 차별화된 상품 발굴로 '프리미엄 식품 플랫폼'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전체 취급 상품의 약 30%가 컬리에서만 구매 가능한 단독 상품으로, 이러한 독점 상품들이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AI 기반 추천 시스템과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컬리 상품을 효과적으로 노출하고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의 검색 엔진과 쇼핑 인프라를 통해 컬리 상품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또한 지역별 맞춤형 상품 추천, 식품 관련 콘텐츠 공동 개발, 배송 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커머스 전문가인 김진호 애널리스트는 "컬리의 차별화된 상품과 네이버의 기술력이 만나면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경험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특히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상품 추천과 콘텐츠 연계 쇼핑이 강화되며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양사의 협력은 단순한 상품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디지털 커머스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변화하는 이커머스 시장, 합종연횡 가속화.
컬리와 네이버의 제휴는 최근 급변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 쿠팡이 빠른 배송과 멤버십 서비스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다른 플랫폼들은 전략적 제휴와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SSG닷컴과 11번가, 롯데온과 티몬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 간의 제휴와 인수합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합종연횡의 배경에는 단일 플랫폼으로는 쿠팡의 성장세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은 2024년 1분기 기준 25.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네이버쇼핑이 17.2%로 2위, 11번가가 10.3%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컬리의 경우 전체 시장에서는 작은 비중이지만, 신선식품과 프리미엄 식품 카테고리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향후 이커머스 시장이 '규모의 경제'와 '전문성'을 모두 갖춘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경제연구소 박성훈 소장은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순한 상품 나열식 플랫폼보다는 특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플랫폼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며 "컬리와 네이버의 제휴는 양사의 전문성을 결합한 대표적 사례로, 향후 유사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휴 성공의 관건은 '차별화된 고객 경험'.
컬리와 네이버의 제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네이버 플랫폼에 컬리 상품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양사의 강점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신선식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큐레이션 역량을 갖춘 컬리와의 파트너십으로 네이버의 쇼핑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용자의 쇼핑 경험 고도화와 혜택 강화에 초점을 두고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서비스를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양사가 단순한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컬리의 식품 전문성과 네이버의 콘텐츠 플랫폼을 결합한 '푸드 콘텐츠 커머스', 네이버 지도와 연계한 '근거리 신선식품 배송', 네이버페이와 컬리 멤버십을 연계한 '통합 혜택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구현된다면, 이번 제휴는 단순한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혁신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