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AI 중심 사업 재편, 내부 갈등 속 선택과 집중 전략 돌파구 찾을까

SONOW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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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중심 재편 목표한 카카오, 계열사 매각설에 내부 반발 확산.

카카오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 유니언)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앞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산업은행에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매수하려는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철회를 촉구했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노사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크루 유니언은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인 사모펀드 TPG 컨소시엄이 지분 매각을 시도하고 있고, 최근 VIG 컨소시엄에서 유력 인수 후보로 인수 작업을 조율 중인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VIG 컨소시엄이 TPG 컨소시엄 지분 인수를 넘어 1대 주주인 카카오의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확보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대출 형태로 주선사로 참여할 것이라는 것이 노조 측 분석이다. 서승욱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장은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한 산업은행의 사모펀드 투자계획 철회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논란뿐만 아니라 노조는 최근 잇따라 불거진 다른 계열사 매각설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지난 9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매각설이 제기되자 사모펀드가 과도하게 카카오 계열사의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이용자 보호장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다음도 법인으로 분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노조는 다음이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매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표명했다. 이처럼 카카오 내부에서 계열사 재편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신아 대표의 리더십과 사업 재편 전략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카카오톡과 AI 중심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계열사 21개 감소.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카카오톡과 AI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비핵심 사업은 매각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외부 비판과 AI 시대에 맞는 경쟁력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략 아래 정 대표 취임 전인 지난해 2월 137개였던 카카오 계열사는 지난 2월 116개사로 21개가 줄어들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분 매각, 카카오 VX 매각, 다음 분사 등은 이러한 계열사 재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 시절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외부 투자 유치, 사업 다각화 등을 바탕으로 하는 '카카오식 성장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많은 계열사들이 문어발식으로 확장되면서 외부에서는 골목상권 침해 등의 비판을 받아왔으며,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규제 압박도 높아졌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라는 우산 아래 자회사를 빠르게 키웠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규제가 들어오고 사회적으로도 문어발 경영이라는 시각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카카오가 굉장히 소극적으로 변했고 기존에 있던 자회사를 정리하려는 상황까지 왔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외부 환경 변화와 함께 급격하게 발전하는 AI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카카오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고육지책을 선택했지만, 이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라는 우산 아래 자회사를 빠르게 키웠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규제가 들어오고 사회적으로도 문어발 경영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굉장히 소극적으로 변했고 기존에 있던 자회사를 정리하려는 상황까지 왔다.

정신아 대표의 리더십, 내부 반발과 사업 재편 사이 균형 찾을까.

노조가 강한 반발에 나서면서 정신아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가 건강상 이유로 CA협의체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단독 의장을 맡게 되었고, 이로써 카카오 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지난달에는 주요 그룹사 임원들이 모인 경영 워크숍 '원 카카오 서밋'을 개최하면서 그룹 결집을 도모했다.

하지만 계열사 매각 이슈로 노사갈등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지면서 정 대표의 단독 의장 체제에서 첫 번째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카카오 경영진들은 카카오엔터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에 대해 재무적투자자(FI) 교체 및 지분 변동 검토 과정이 매각설로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날 유영중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재무관리자(CFO)도 사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핵심사업 포트폴리오로서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권을 매각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영진은 계열사 매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노조를 중심으로 한 내부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 대표가 주도하는 AI 중심의 사업 재편과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아갈지가 향후 카카오의 성장 전략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 대표는 취임 후 약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자신의 경영 철학과 비전을 더욱 명확하게 제시하고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어발식 확장에서 AI 기업으로 진화하는 카카오, 성장 전략 전환점 맞다.

카카오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AI 중심의 사업 재편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경쟁 구도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구글,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도 국내 IT 생태계에서 AI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과거 문어발식 확장 전략에서 벗어나 AI 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과 결합된 AI 기술은 향후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사업 재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적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지지도 필요하다. 정신아 대표가 추진하는 AI 중심의 사업 재편이 외부의 비판과 내부의 반발을 극복하고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매각 검토 중인 계열사들의 구성원들과 노조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고,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성장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가 정 대표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SONOW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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