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음식물에서 항공유까지, 친환경 자원화 기술로 탄소중립 이끄는 '그린다'.
국내에서 하루 평균 1만 5천 톤이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이 중 상당량이 단순 매립되거나 소각되어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자원 낭비와 탄소배출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폐기물을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그린다(GREEN-DA)'는 "폐기물 1% 감축을 통한 자원순환 사회 실현"이라는 사명 아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항공유, 플라스틱 등의 원료로 전환하는 친환경 자원화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린다는 창업 초기부터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미래 구현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 사업을 전개해왔다. 황규용 대표는 "환경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생각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폐기물 재활용 산업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인 동시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튀김 부스러기라는 미활용 유지를 연료로 전환함으로써 환경적·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황 대표가 약 20년간 건축 분야에 몸담으며 음식물 폐기물 처리시설의 설계와 공장 설비를 직접 수행해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황 대표는 "레미콘 설비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튀김 부스러기를 기름으로 전환하고, 슬러지를 분리하는 공정을 구상했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업사이클링 사업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린다는 튀김 부산물을 활용해 바이오 항공유(SAF) 원료 및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탄소 배출 감축은 물론, 화석 연료 기반 산업에 대한 친환경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버려지는 자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그린다의 혁신은 환경 문제 해결과 경제적 가치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5년의 도전과 기술 혁신, 자원 활용률 100% 달성한 업사이클링 공정.
그린다의 시작은 도전으로 가득했다. 튀김 부스러기는 음식물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사업을 위한 허가 절차가 특히 까다로웠다. "허가를 받는 데만 5년이 걸렸어요"라는 황규용 대표의 말처럼, 환경과 폐기물 관련 제도에 대한 높은 이해와 지속적인 설계 작업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랜 건축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스스로 주도한 끝에 허가를 받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공정이 진행됐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사업 시작을 넘어서, 국내 폐기물 처리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현재 그린다의 공정은 추출된 기름 중 약 50%는 바이오 항공유로, 나머지 50%는 슬러지를 이용한 생분해 비닐 생산에 사용되고 있으며, 자원 활용률 100%를 달성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폐기물 처리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버려지는 자원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추출하겠다는 그린다의 철학이 담겨 있다. 특히 바이오 항공유는 기존 화석 연료 기반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항공 산업의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 상용화 과정에서도 적잖은 도전이 있었다. 황규용 대표는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제품의 우수한 품질 확보였어요"라고 말하며, 튀김 부스러기에서 나오는 기름은 성분이 불균일하고 오염도가 높아,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이에 그린다는 첨가제 기술을 적용해 원료 품질을 안정화하고, 폐수 배출을 최소화하는 Zero-Wastewater 공정을 자체 개발했다. 동시에 지속적인 R&D와 공정 최적화를 통해 추출 효율을 높이고, 더욱 친환경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며 기술과 환경, 두 영역에서의 균형을 맞춰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현재 그린다의 판매처는 100% 계약 완료된 상태로, 안정적인 시장 확보에도 성공했다.
환경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생각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튀김 부스러기라는 미활용 유지를 연료로 전환함으로써 환경적·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고자 했죠.
일본 진출로 글로벌 시장 확대, 폐기물도 '자산'이 되는 순환경제 플랫폼 구축.
2023년, 그린다는 일본에 해외지사를 설립하며 글로벌 진출의 첫 발을 내디뎠다. 황규용 대표는 "일본은 환경에 매우 진심인 나라"라며, 특히 탄소 감축에 대한 정부 주도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은 2030년까지 SAF 비율을 10%까지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한 반면, 한국은 2027년부터 1% 수준의 도입만을 논의 중이다. 이러한 제도적 차이는 환경 연료에 대한 수요와 시장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일본의 식문화 특성상 튀김 요리가 발달하여 한국보다 5배 많은 식용유를 사용하고 있어, 그만큼 미활용 유지의 양도 많고 자원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일본 진출의 중요한 배경이다.
특히 일본 대기업 중 한곳에서 그린다의 기술력을 확인한 후 "우리 공장에 들어와 함께하자"며 먼저 협업 제안을 해온 사례도 있다. 황 대표는 "러브콜은 많지만, 해외 진출 시 기술 유출 등의 우려도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 중"이라며, "현재는 투자받은 기업들과 협업하여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 수출을 넘어서, 현지화된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는 그린다의 전략은 이제 막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고 있으며, 국제 항공유 원료 인증 획득을 앞두고 있어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폐기물 수거 전용 플랫폼 앱을 개발하며, 폐기물 수거 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들은 단 몇 번의 터치만으로 폐기물 수거를 요청할 수 있으며, 그린다는 수거부터 처리, 자원화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한다. 특히 사용자는 폐기물을 배출하면 킬로그램당 50원씩 포인트로 적립 받을 수 있어, 과거에는 오히려 비용을 들여 처리하던 폐기물이 이제는 '돈이 되는 자원'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현재 충청권과 전라도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서울과 경기도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접근은 단순한 폐기물 처리를 넘어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연구개발로 미래를 설계하다, 전 세계 쓰레기 1% 감축이라는 비전.
그린다는 설립 초기부터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R&D)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바이오 항공유 원료와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기 위해, 품질 향상과 공정 효율화를 핵심 목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현재 그린다는 전 세계적으로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HEFA 공정(Hydro-processed Esters and Fatty Acids)에 적합한 원료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다. 이 공정은 글로벌 항공유 생산에서 주로 활용되는 방식으로,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그린다는 이미 국내 정유사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을 달성했으며, 정유사별 설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원료 제공도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생분해 비닐봉지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비닐 제품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 대체 소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는데, 그린다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한 비닐봉지를 자체 개발해 조만간 시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바이오 항공유와 플라스틱 분야에서 동시에 기술 고도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R&D 중심 기업으로서의 면모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개발은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접근법을 모색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린다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전 세계 폐기물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구축이다. 이를 위해 5년 내에 증평 공장을 기존 대비 5배 규모로 확장하고, 서울과 경기 지역에 그린다 수거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쓰레기를 1% 줄이자는 사명감으로, 지속적인 R&D 투자와 친환경 기술 고도화에 힘쓸 예정이다. 황규용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연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원 순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을 지속하여 더 많은 폐기물을 가치 있는 자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탄소 저감을 동시에 이루는 '그린다'의 기술이, 미래 친환경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