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약통장 가입자 수 3월 2643만8085명...2년 9개월 만에 증가세 전환.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2년 9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주택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43만8085명으로 전월 대비 4435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2859만9279명까지 증가했으나, 같은 해 7월 2858만1171명으로 1만8000여 명이 감소한 이후 지속적인 이탈이 이어졌다. 이번 3월의 가입자 수 반등은 주택 시장의 심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을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국민 다수가 내 집 마련을 위한 첫걸음으로 선택하는 금융 상품이다.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및 민간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청약통장 가입자 수의 변화는 주택 시장의 수요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분양가 상승과 당첨 가점 상향으로 인해 청약 당첨 확률이 낮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청약통장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해지를 선택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가입자 수 반등은 이러한 흐름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택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주택 수요의 회복세 및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가입자 증가 이끌어...금리 인상·소득공제 확대 등 효과.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그동안 주택도시기금의 주요 재원인 청약통장 저축액 감소를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청약통장 금리 인상, 소득공제 한도 확대, 미성년자 인정기간 확대 등의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청약통장 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경우 1년 미만 가입자 대상 연 1.8%, 1년 이상 가입자 대상 연 1.9%까지 금리가 인상되면서 저축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증가했다. 이는 현재의 시중 금리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안정적인 자산 운용 수단을 찾는 사람들에게 청약통장이 다시 주목받게 된 요인이 되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증가는 정부의 정책 효과와 함께 주택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특히 소득공제 한도 확대와 금리 인상은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부동산 시장 전문가
소득공제 혜택도 가입자 증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청약통장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를 기존 24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확대했으며, 이는 과세 기간 중 무주택 세대주에게 적용된다. 연간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어 세금 절감 효과가 상당하며, 특히 세금 부담이 큰 중산층에게 매력적인 혜택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미성년자 청약통장 가입자의 인정기간 확대도 가입자 증가에 기여했다. 과거에는 만 19세 이후부터 가입 기간으로 인정되었으나, 정책 변경으로 미성년자 시기의 가입 기간도 인정받게 되면서 자녀를 위한 장기적 주택 마련 준비 수단으로 청약통장의 가치가 높아졌다. 이로 인해 부모들이 자녀 명의의 청약통장을 개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순위 통장 보유자는 감소...주택 시장 변화 전망과 의미.
한편,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 통장 보유자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1순위 통장 보유자 수는 1756만306명으로 전월 대비 1만6000여 명 감소했다. 이는 청약 시장의 다소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장기 가입자 중 일부는 청약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순위 통장 보유자의 감소는 주로 청약 경쟁이 극심한 수도권 및 인기 지역에서 당첨 가능성이 낮아진 데 따른 실망감과 함께, 일부 가입자들이 당첨되어 주택을 마련한 후 통장을 해지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택 구매 의사를 철회하고 통장을 해지하는 사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청약통장 가입자 수 반등의 의미를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입자 수 증가가 주택 시장 회복의 전조일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금리 변동이나 추가적인 주택 정책 등에 따라 향후 가입자 수 추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는 주택도시기금의 안정적 재원 확보에 긍정적 신호"라면서 "앞으로도 청약통장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택도시기금은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같은 주거복지 사업의 핵심 재원으로, 가입자 수 증가는 기금 운용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종합적으로 이번 청약통장 가입자 수 반등은 주택 시장의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가입자 수 증가가 단기적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인 추세 전환의 시작점이 될지는 앞으로 몇 개월간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의 추가적인 주택 정책과 금리 환경 변화, 그리고 주택 시장의 공급-수요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