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유통 전략, 지속 가능성 확보 위한 전환점

SONOW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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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한계를 보여준 '약한영웅'

드라마 '약한영웅 클래스2'는 2025년 4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이 작품은 원래 국내 OTT 웨이브가 시즌1을 제작하며 주목을 받았으나, 시즌2는 넷플릭스가 제작과 유통을 맡으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플랫폼의 성과가 해외로 이동한 대표 사례다.

웨이브는 신예 배우와 한국형 서사의 강점을 살려 성공적인 시즌1을 이끌었지만, 자금난으로 시즌2 제작은 불가능했다. 넷플릭스가 이를 인수해 글로벌 배급을 맡으면서 콘텐츠 주권은 사실상 외부로 넘어간 셈이다.

이 사례는 K콘텐츠의 우수성과 함께 국내 유통망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었다 해도 이를 안정적으로 유통할 시스템이 없다면 성과는 외부 플랫폼에 흡수될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를 위해서는 단순히 판매할 콘텐츠가 아니라,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길'을 확보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웹툰은 자립, 영상은 의존

웹툰 산업은 이미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 자체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유통망을 확립했다. 이들은 다국어 번역, 결제 시스템,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 등 통합 유통 구조를 갖추며 세계 주요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반면 영상 산업은 여전히 글로벌 OTT에 의존하는 구조다. 제작사는 투자금 확보를 위해 플랫폼에 IP 권리를 넘기고, 제작 수익은 물론 브랜드 가치까지 외부에 귀속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국산 유통 파이프라인 부재는 콘텐츠 산업 전반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유통까지 통합한 구조 없이는 IP의 지속 활용이 어려우며,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약점이 된다.

이에 따라 영상 산업에서도 웹툰처럼 유통 구조의 내재화, 즉 독자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FAST와 글로벌 플랫폼 실험

최근에는 독립 유통망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FAST 채널을 통해 KBO 리그를 글로벌 송출하며 새로운 유통 실험에 나섰고, 뉴아이디는 글로벌 스마트TV 기반 FAST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민관 협력 모델인 '글로벌 K-FAST 얼라이언스'를 출범한다. 방송사, 콘텐츠 기업, 통신사 등이 함께 참여해 글로벌 유통망 공동 설계 및 투자 유치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작사 차원에서도 글로벌 플랫폼과의 전략적 협업이 늘고 있다. 스튜디오 잔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BBC와 다큐멘터리 공동제작을 추진하며, 협업 구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콘텐츠만 잘 만들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유통 구조 설계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다." - 이성민 방송통신대 교수
SONOW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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