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SONOW
넷플릭스 케데헌 방영 후 **인사동 전통공예품점 외국인 방문객 급증**
지난 6월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인기가 이어지면서 한국 전통 공예품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거리 인사동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했던 공예품 전시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온라인에서도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공예품 전시장에서 만난 아프가니스탄 소녀는 케데헌에 등장하는 '더피'와 비슷한 모습의 푸른 호랑이 책갈피를 만지작거리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고 난 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어요. 푸른 호랑이 책갈피가 너무 귀여워서 사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인사동에서 오랫동안 공예관을 운영해 온 한 상인은 "최근 외국인들의 방문이 많이 늘었다"며 "원래 자개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고정수요가 있는 편이지만 이전보다 방문객이 훨씬 많이 늘어난 걸 느낀다"고 전했다.
터키 출장객도 자개 제품 구매, **"수공예 아름다움에 감탄"**
이날 매장에서 만난 터키인 페이자(44) 씨도 미리 주문해 둔 자개 제품을 한껏 구매하고 돌아가는 참이었다. 그는 4일 간의 짧은 한국 출장기간 동안 짬을 내 인사동에 들렀다고 했다. 자개로 만든 보석함과 사무실에서 사용할 필기구함 등 사무용품 세트를 구입한 그는 "전부 수공예로 만든 제품이라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정말 특별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국 전통 공예품에 다시 눈길을 돌리는 한국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전주에서 오랫동안 매듭공예를 해 왔다는 정영린(50) 씨는 인사동에서 열린 문화활력소 예술시장에서 매듭으로 만든 브로치와 노리개, 목걸이, 팔찌 등을 판매 중이었다. 그는 "케데헌 방영 이후 외국인들도 좋아하긴 하지만 요즘은 한국인들이 더 많이 구입하는 편"이라며 "한국 전통 매듭은 꼬인 데가 없고 각각의 매듭이 다 좋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호작도 검색 3204% 증가, 매듭공예품 매출 17% 상승**
온라인에서도 전통 공예품이나 매듭 팔찌 만들기 등의 DIY(Do It Yourself·상품 제작을 직접 하는 것) 키트 판매도 확대되고 있다. 작가들이 직접 수작업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인 아이디어스에 따르면 케데헌 공개 시기인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케데헌 관련 키워드 검색 수를 보면 '호작도'의 경우 지난 3~5월 대비 3204% 늘었다. 같은 기간 노리개와 호랑이도 각각 108%와 107% 증가했다.
케데헌 공개 이후 아이디어스 내에 새로 등록된 전통문화 관련 작품은 1870개로 직전 2개월 대비 62% 늘었다. 매듭 공예품 매출은 6월20일 이전 대비 17% 증가했다. 최근 케데헌에 등장하는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의 모습과 유사한 '까치호랑이배지'를 판매하는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 매출도 급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방문 122.7% 증가, **전통 장인들 수혜는 제한적**
지난 1~8월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기념품인 '뮷즈'(뮤지엄+굿즈) 매출은 21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73% 늘었다. 티맵모빌리티는 8일 케데헌 관련 상품 열풍으로 올 여름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이 전년대비 122.7%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관련 저가제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 전통 방식으로 공예품이나 한복 등을 생산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상대적으로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오랜 역사를 지켜 온 전통 가게들은 전통 제작방식과 문화를 지키다 보니 급작스런 유행에 즉각 대응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며 "전통성을 잃은 저가 제품들이 유통되면서 오히려 문화적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